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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체 A는 최근 수주량이 늘었지만 주 52시간 근로 규제로 발이 묶였다. 선박 납기를 준수하지 못할 수도 있을 정도다. 미국발 호재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조선업계에 찬물을 끼얹을까 노심초사다.
배터리 분야 대기업들은 연구개발(R&D) 인력난을 호소한다. 이공계 우수 인재들이 석사 졸업 후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년간 전문연구요원으로 이동할 때 대기업은 갈 수 없어서다. 첨단전략산업군에 한해서라도 대기업에 이러한 전문연구요원 배치를 일부 허용해달라는 요청이다.
매일경제가 8일 대기업 인사·노무 책임자 10명을 대상으로 긴급 인터뷰를 합병절차 한 결과 기업 활동을 제한하는 주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고용시장 유연화, 최저임금제 같은 각종 규제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규제가 산업 현장에 정착돼야 한국 기업들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했다.
주52시간제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최근 발주가 급증한 조선업계와 방산업계는 주52 사업대출 시간제 적용으로 야간·주말 작업이 제한돼 생산 일정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업계 역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집중 작업이 필요한 시점에 근로시간 규제로 애로 사항이 잦다. 특히 글로벌 기술 패권전쟁의 최전선인 반도체업계는 일부만이라도 주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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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노무 담당 임원은 “부품 하나만 늦어도 전체 라인이 멈추는 산업인데, 협력업체들이 일감을 다 못 해낸다”며 “탄력근로제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은 늘어난 일감의 납기 일정을 맞추기가 더욱 어렵다. 납기 단축이 필수적인 전력업체의 고위 임원은 “납기 일정을 맞추려면 연장 햇살론프리워크아웃 작업이 필수적이지만 법을 준수하기 위해선 애로 사항이 많다”며 “미국 같은 글로벌 사업에선 단기 납기를 요구하는 일이 많은 만큼 유연근무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특히 50인 미만 중소사업장의 경영 리스크가 크게 늘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얼마나 예산을 투입해야 하고 어떤 관 집합명사의종류 리를 해야 법적 의무를 이행했다고 인정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 수준의 방어장치 설치, 보호구 지급, 안전교육 실시 등을 충족하면 충분한 것으로 간주해주기를 희망하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여전히 ‘충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이 크다.
기업 현장에선 해고할 수 있는 자유를 어느 정도 인정해줘야 채용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석유화학업계 노무 담당 임원은 “해고는 곧 징벌이라는 인식이 강해 근로자 개인의 업무 수행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도 해고하기 어렵다”며 “고용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업무 능력 부족에 따른 정리해고를 법적으로 명확히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제도를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해당 제도는 2013년부터 중소·중견기업에만 정원을 배정하며 대기업은 제외했다. 하지만 전문연구요원이 대기업에서 근무하면 최신 기술을 익히고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돼 연속성 있는 인재 활용이 가능하다. 배터리업계 인사 담당 임원은 “병역대체복무제도에서 우수한 실력을 갖춘 전문연구요원들이 중견·중소기업에만 배정돼 대기업은 석박사 인력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분초를 다투고 있는 첨단전략산업군에 한해서라도 대기업 병역특례를 일부 허용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도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 개념을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로 변경하는 조항이 논란이다.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이 원도급기업이나 지주회사까지 교섭 대상으로 삼을 수 있어 광범위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부품사 고위 임원은 “국내에서 제조업 기반을 유지할 유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지속적인 규제 강화가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재계에서는 고령 인력 고용에 따른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년 연장 대신 ‘퇴직 후 재고용’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정년 후 재고용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같은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의 본래 취지를 살리면서도 기업 규모와 업종 특성을 고려한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현장 현실을 반영해 유연하게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이 뒤처질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은 “저성장 고착화, 미국발 통상 리스크 등으로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맞춰 규제 체계를 ‘원칙 허용, 예외 금지’의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해 민간 혁신을 촉진하고 경제 성장 엔진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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